한참 무섭게 비가 내리더니
갑자기 무더위가 찾아오기 시작한 8월초
재택근무로 움직임이 없다보니 기력은 빠지고
멀리 휴가가기는 부담스럽고 무더위를 피할 수 있는
시원한 곳이 없을까 고민하던 중 같이 일하시는 분이
가까우니 꼭 한번 다녀오라고 강력!! 추천해 주신 '광명동굴'
코로나로 잠시 휴장했다가 7월에 재개장했다고 해서
18시부터 입장 가능한 야간개장 이벤트권을 네이버에서 예약하고 출발했다!
집에서 30분 거리. 광명 이케아를 지나자마자
광명동굴 제3주차장이 우리를 맞이한다.
중간에 네비가 고장나서 가장 가까운 3주차장에
바로 주차했는데... 생각보다 올라가는 길이 험난했다.
(참고로 광명동굴은 주차장에 따라 출입구와 동굴 동선이 다릅니다.
제1주차장이 동굴 입구와 가장 가깝다고 하네요~)
코끼리차는 아이들을 위해 양보하기로 하고
동굴 입구를 찾아서 올라가는 길
일제강점기 자원수탈과 징용 현장이었던 동굴을
1970년대 폐광 이후 도시재생사업으로
문화관광시설로 바뀌었다고 하는데
단양 고수동굴이나 제주 만장굴처럼 자연 그대로의
동굴이 아닌 테마를 가진 동굴이라니 살짝 기대가 들었다.
입장시간에 맞게 18시 도착!!
야간개장은 18시부터 입장이 가능하고
마지막 입장은 19시. 운영시간은 20시까지이다.
얼른 입장하기 위해 제2출입구를 향해 전진했다!!
(참고로, 이곳은 출입구가 아닌 코끼리차 매표소입니다
동굴 매표소는 더 쭈욱쭈욱 올라가셔야 해요!)
나중에 알았지만 저 코끼리차를 타면
주차요금을 감면해주는 혜택이 있었다.
동굴입구까지 가는길이 먼 줄도 모르고
주차비 감면인 것도 모르고 코끼리차를 양보하다니 ....
(정보력이 이렇게 중요한 것이었다!!)
아이샤가 코끼리차 이름이 아니라
이 캐릭터의 이름이었나보. 반가워~
(니가 설명 좀 해주지 그랬니.. 갈길이 멀다고... 하아)
산책 같지만 산책 아닌 언덕길을 지나 올라가면
드디어 동굴 출입구를 만나게 된다!!
드디어 동굴 출입구 도착!
바로 왼쪽에 있는 동굴매표소에서 발권을 했다.
네이버에서 야간개장 50프로 할인권을 미리 예약하고 가니까
매표소에 이름과 핸드폰 번호만 얘기하면 바로 표로 바꿔주셨다
보기만 해도 시원해지는 동굴입구!
제2출입구는 와인동굴로 시작된다고 한다~
출입구에서 방명록과 발열 체크 후 드디어 입장!
1,2주차장 입장객은 노란색을 3주차장은 파란색 스티커를
붙여주시고 노란색인 분은 반대로 다시 돌아가시라고
입구에서 안내해주신다.
나올때 알았지만 동굴카페까지는 편하게 이용할 수 있고
스티커에 따라 입/퇴장 방향이 반대이기 때문에 안내에 잘 따라야 한다.
제3주차장에서 출발한 우리는 꼭 이 방향으로
다시 나와야만 집에 갈 수 있다는 사실!
동굴카페에 들어서자마자 몰려오는 서늘함 ~
무더위를 피하는 최고의 피서지가 이렇게 가까이 있었다니
이미 구경을 마친 가족과 연인들이 커피를 마시며
잠깐 휴식을 취하고 있는 테이블을 몇개 지나면
드디어, 테마 동굴이 시작된다. 두.둥
첫번째 테마 와인동굴
연중 12도라는 광명동굴에서 대한민국 팔도의 와인을 만날 수 있다.
(처음에는 광명와인이 유명한줄 알았다는 ㅎㅎ)
복분자, 사과, 감 등 전국 유명산지의
농산물을 활용하여 판매하는 와이너리
나중에 나올 때 오늘의 와인을 시음할수도 있다.
혼술남녀에서 봤던 그 와인바가
바로 이 와인동굴이었다니!!
와인동굴에서 혼을 놓고 있는 사이
그 신기함이 채 가시지도 전에 '빛의 공간'으로 들어선다.
어둠속에서 가장 아름다운 존재라는 '빛'
이곳은 빛을 주제로 음악에 맞춰서 춤을추는
LED 빛 터널이었다. 음악에 취해 빛에 취해
한참을 서성이다가 그 찰나를 놓치지 않기 위해
다들 멈추고 사진을 찍기 시작한다.
생각보다 한산한 통로.
야간개장으로 오기를 잘한 것 같다.
가는길마다 직원분들이 친절하게 안내해주셔서
그대로 길을 따라가다보니 광차 포토존이 나온다!
응? 왠 포토존? 안내에 따라서
막다른 골목에 들어갔는데, 진짜 포토존이 나온다.
놀이동산처럼 사진을 찍어주고 나갈 때
인쇄할지 결정하고 돈을 받는건가 했는데,,,
정말 광차에 앉아서 직원분이 관광객들
핸드폰을 받아서 기념으로 사진을 찍어주신다.
(사진은.. 공개하지 않기로 한다.. 하하)
포토존 촬영을 마치고 다시 돌아서 나오면
'아쿠아월드'가 나온다. 동굴에 아쿠아월드라니 ~
신나는 마음으로 아쿠아월드로 들어가려고 발길을 돌리다가
왼쪽에 사람들이 몰려있어서 돌아보니 미디어 아트가 똭!
아이쿠~ 놀래라... 큰 감흥이 없어서
아쿠아월드로 입구로 발걸음을 옮긴다.
동굴 지하 암반수를 활용해 운영중인 아쿠아월드
국내외 토종물고기와 다양한 어종을 만날 수 있는 곳이었다
이름은 다 모르지만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물고기가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곳
부와 복을 기원하는 황금물고기
'너를 보는 것만으로도 좋은일만 생기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아쿠아월드를 구경하고 들어선 '황금길'
방문객들의 소망이 가득 적힌
'소망의 초신성'이 반겨주었다.
너무 많은 소원으로 가득차있어서
다 이루어질지 모르겠지만,
모든 소원이 꼭 이루어지기를 함께 기원해본다
초신성의 기운을 받고 나오니
'풍요의 여신'이 서 계시길래
손을 꼭 부여잡고 로또를 외쳐본다
'행복을 바로 못주시면 이번주 로또 당첨번호만 알려주세요!!'
왜 이렇게 금의 테마가 많을까 설명서를 읽어보니
폐광이지만 채굴을 시작했던 1912년부터 1972년까지
수백 kg의 황금이 채굴되었다고 한다.
현재도 동굴에 많은 황금이 묻혀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그래서인지 구경하는 내내 금이 나올 것만 같았다 ㅎㅎ
복을 불러다 줄 것만 같은 광명동굴의 황금들
많은 방문객들의 소원으로 가득채워진 벽면
이 소원들도 꼭 이루어지기를 바랄께요!
금 구경에 취해 정신을 놓고 있던 순간
어디선가 물소리가 들려서 돌아보니
웅장한 소리를 내는 폭포가 눈에 들어온다
시원한 폭포수 소리에 황금에 빠진 정신을 되찾고
지하계단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와~ 진짜 깊고 가파른 각도에 정신이 번쩍!
한걸음 한걸음 조심조심 발을 뗀다
내려가는 길 황금의 벽에서 소원도 빌고
황금망치를 든 아이샤도 만나고
다시 살금살금 계단을 따라 내려갔다.
지하세계로 들어서니 좀비가 나온다는 공포체험관이 딱!
야간개장에는 운영을 안해서 눈으로만 쓰윽 구경 후 돌아선다
(운영을 해도 못 들어가겠지 ㅠㅠ)
다시 광부의 길로~!
광부들의 무사귀환과 소망을 기원하며
휴식을 취했다는 '선녀탕'과
노다지를 꿈꾸는 광부들의 염원을 담은 낙서 '돈만이'
생사를 넘나드는 광산에서
소원을 잃지 않았던 광부들의 삶에 대한 의지와
그 숨결이 느껴지는 공간에 오니
왠지 마음이 뭉클해지는 느낌
나오는 길 나도 소원을 담아 돌탑을 쌓아본다
진짜 하이라이트는 바로 이 곳!
눈을 뗄 수 없었던 '동굴지하호수'
빛의공간처럼 시간이 지날수록 빛이 변하는데
은하수처럼 펼쳐지는 저 모습이 제일 멋있었던 것 같다!!!
와~ 다시 봐도 탄성이 절로~
지하 호수에 심취해서 한참 구경하다가
판타지 컨셉의 동굴의 제왕을 지나
황금나무 쉼터에서 잠깐 한숨 돌린 후
불로장생계단에서 수명연장을 꿈꾸며
한걸음 한걸음 다시 올라가는 길
U자로 된 말발굽의 길을 지나면
광명동굴의 마지막 코스인 '근대역사관'이 나온다.
일제강점기 징용과 수탈의 역사 현장을 재현하고
현재의 테마 공간이 되기까지의 모습을 다시 한번 볼 수 있는 곳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이런 멋진 곳에 올 수 있었던 것이겠지..
마지막 구경을 마치고 나가는 길
가슴 뭉클해지는 한마디
'폐광의 기적을 이루다'
무더위를 피하기 위해 선택한 도심 속 피서지였지만
과거와 현재의 다양한 의미를 지니고 있었던 '광명동굴'
나오는 길 올라가는 길에 보이지 않던
기형도 시인의 '폐광촌'이 보인다
'땅속 깊이 불을 저장하고 우리는 일어섰다'
가슴깊이 와 닿는 한마디
1시간 반동안 짧은 더위를 피하고 돌아가는 길
입장료, 주차비 합쳐도 만원도 되지 않는 가격과
동굴의 새로운 변신에 놀랐던 즐거웠던 시간 : )
더운 여름 답답한 무더위를 피하고 싶다면
꼭 광명동굴에 다녀오세요~!!
9월말까지 야간개장 예정이었는데
아쉽지만, 현재는 코로나로 휴장중이라고 하네요.
어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날이 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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